MUSIC/클래식,가곡

향 수 / 정 지용

어르신1 2015. 7. 15. 18:28

 

 

 

     

[향 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 시는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 [시 정지용 / 곡 김희갑 / 노래 박인수 이동원]
    정지용(鄭芝溶)..1903~ 시인.충북 옥천 출신.일본 도시샤 대학 영문학 졸업 휘문 재학중 동인지 <요람>에 <향수>등 명시 발표 30년 <시문학>에 참여하여 <초수>등 감각적인 詩 발표 이상(李箱)을 발굴하고,박목월.조지훈.박두진등 등단 시킴 시를 "언어의 예술" 이라는 관점에서 파악하여 현대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정지용 시집>,<백록담>외에 <문학 독본>등 저서 시인 정지용의 문학적 업적 그의 시적 경향은 이미지 계열의 사물시로 그의 시를 통해 한반도의 산하를 느낄 수 있다 그는 한국인이 오랫동안 가슴 속에 간직해 온 태도 - 자연과 타인에 대한 친밀, 끝없는 갈망 속에 자리 잡은 진리의 인식, 쾌활한 유머와 순진한 경탄, 간접적이고 모호한 경향 평범함 에서 나오는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또한 감정의 절제, 반휴머니즘에의 지향과 더불어 신선한 토착어 활용(섬세하고 독특한 언어 구사), 그리고 그 기저에 깔려 있는 "무욕의 철학"을 특색으로 하고 있다 1930년대 전후에 있어 한국 현대시를 "언어의 예술"이라는 자각으로 끌어올린 그의 공적은 한국현대시의 신 경지를 열었고 한국시사에서는 지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