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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페 아르침볼도의 괴이한 그림^^

어르신1 2011. 9. 12. 16:18

 



과일값이 왜 이리 비싼가 했더니...^^


Giuseppe Arcimboldo의 괴이한그림
◈Vegetables in a Bowl or The Gardener






밀라노 출신으로 합스부르그가의 궁정화가이기도 했던 주세페 아르침볼도
(Giuseppe Arcimboldo, 1527~1593)는 괴이하고도 코믹한 작품을 많이 남겼다.

생선·야채 등 모든 요리 재료들을 소재로 하여 재배치함으로써 인물 형상의 착시를
만들어 내는 아르침볼도의 회화는 요리 재료들의 이상한 변형적 조합을 통해,
가공적이고 변태적인 초상을 만들어 낸다.
종전에는 저속한 취미를 가진 화가라 하여 무시되었으나,
초현실주의의 융성과 더불어 재평가 되었다.

위의 그림을 보면 마치 깍두기를 담으려고 항아리 위에
무우와 채소를 올려두고 그린 정물화 같지 않은가?


◈Vegetables in a Bowl or The Gardener 






그런데 그림을 꺼꾸로 보면 어떻게 될까?
놀랍게도 인물화로 변한다.


◈ Cook (1570)






또한 접시에 담긴 음식을 그린 Cook 이라는 그림도 인간의 착시를
이용하여 기묘한 형상을 그려내어 그의 천재성을 엿보게 한다.

이와같은 그림은 미술사를 통틀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 기발함으로
명성을 떨친 아르침볼도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걸작이며 그는
1527년생이라는 기록이 무색할 정도로 기상천외하고 창의적이며
현대적인 그림을 그렸다.



◈The Water (1563-4)






그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우선 대표작으로는 사원소
(물, 불, 땅, 공기)와 사계절을 그린 시리즈를 들 수 있다.


◈The Fire (1566)






우주의 근원 물질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사람들은 그리스 철학자들이었다.
탈레스는 우주의 근원 물질이 물이라고 주장했고,
아낙시메네스는 공기, 헤시오도스는 흙이라고 했다.


◈The Earth (1570)






위의 그림이 사원소 시리즈 중 '땅' 이며,
아래 그림은 아르침볼도가 대기를 합스부르그 왕가의 번영을 상징하는
공작과 독수리들로 구성된 측면인물상으로 묘사한 공기이다.


◈The Air (1570)






아울러 사계는 인생의 4단계를 뜻한다.
봄은 유년이요, 여름은 청년, 가을은 장년이며 겨울은 노년이다.
자연의 리듬에 따라 순환하는 계절처럼 인생을 통찰하며 살라는
뜻이다. 한없이 익살스러우면서 진지하며 숨은 그림 찾기처럼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정물 초상화!

아르침볼도(Guiseppe Arcimboldo)의 <사계>는 세속적인 이데올로기를
초현실적이고 마술적인 방법으로 그려내고 있어 흥미를 끈다.
그의 그림은 동시대의 시인인
폰테오(Giambattista Fonteo)의 시를 조형화한 것으로,
폰테오는 사계절과 자연의 네 성질을 비교하며,

'여름은 무덥고 건조하므로 불과 같고,
겨울은 춥고 습하므로 물과 같다.
대기와 봄은 다같이 덥고 습하며,
가을과 대지는 춥고 건조하다'
라고 정의했다. 


◈Vertemnus (1591)





다음 그림은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로 합스부르크 왕가의 루돌프 2세를 모델로 그린
Vertumnus(베르툼루스)라는 그림이다. 베르툼루스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으로 계절의 신이다. 아르침볼도는 계절의 한 사이클을
한번에 보여주려는 듯이 사계절의 꽃과 과일로 베르툼루스를 표현했다.

사계절의 모든 변화가 그의 권능과 권위안에 하나가 되고,
이 순간 계절의 변화로 상징되는 시간은 사라지는 것 같다.
단순히 계절의 변화뿐만 아니라 인간의 운명을 포함한 모든 삼라만상에 대한
은유로도 읽을 수 있을 법한 이 그림을 루돌프 2세는 아주 흡족해 했다고 한다.

황제에게는 당연히 자신의 통치하에 세상의 모든 삼라만상을 굴복시키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야망이 있었겠지. 그는 아마도 이 그림에서 자신의
그런 야망을 보았거나 그 권위와 권능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면서
자아도취 되었을 것이다. 이 그림 역시 트릭과 눈속임으로 단순한 재밋거리를
제공하는 작품이 아니라 루돌프 2세라는 권력자의 내면과 합스부르크 왕가의
이상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Flora (1591)





아리따운 처녀가 뺨을 붉혔다. 맘에 드는 총각을 눈앞에 바라보는 걸까?
눈빛은 벽옥처럼 빛나고 입술에서 수굿한 미소가 떠날 줄 모른다.
처녀의 부푼 가슴에 반가움과 설렘이 일렁인다.

순결한 들국화와 패랭이가 목깃을 감싸고,
맑은 이마에는 향기로운 꽃띠를 얹었다.
소생의 계절, 피어나는 봄의 우의가 제 철 정장을 차려입었다.

봄은 옆모습으로 돌아섰다. 계절은 노상 이리로 왔다가 저리로 가는 것.
봄이 오가는 사이에 고운 때깔을 자랑하며 다투어 피었던
꽃들도 시든 향기를 남기고 사라질 것이다.

아르침볼도의 연작 그림에서는 사 계절이 둘씩 짝을 이루어 마주보거나 등을 맞댄다.
겨울과 봄, 여름과 가을이 짝을 이룬다면 끊임없이 이어지는 계절의 순환을 뜻하고,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이 짝을 이룬다면 소년에서 청년과 장년을 거쳐 노년에
이르는 인생의 네 단계에 대한 비유로 읽어야 한다.


◈Spring (1573)






봄다운 것은 봄이 아니다. 봄은 봄이라야 봄이다.
아르침볼도는 다른 화가들처럼 꽃무늬 아롱대는 투명한 옷을 걸치고 꽃밭을
맨발로 즈려밟는 봄의 여신을 그리지 않았다.

아르침볼도가 그린 봄은 나뭇가지를 흔드는 바람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다.
붓끝이 피워낸 청춘의 알싸한 향기가 봄의 기척을 알릴 뿐이다.
아르침볼도는 그림 속에 또 하나의 그림을 씌워두었다.

영원히 시들지 않는 꽃, 싱싱한 과일과 야채 등 수많은 식물들이
초상을 장식한 이 작품은, 만물이 움트는 봄을 의미하는 동시에
건강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청년기를 나타내고 있다.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분명하고 뚜렷한 윤곽선은
그림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눈, 코, 입, 머리카락,
얼굴의 윤곽선마저 없으며, 다양한 식물들이 인물의
표정과 형태를 환상적으로 표현하였다.
뼈대가 갖춰진 상태에서 식물들을 차례대로 붙여서 그렸다는 관점에서
그림은 마치 회화 작품이아닌 조각품처럼 입체적으로
돌출된 듯한 일루젼을 만들어낸다.

우의와 현실이 함부로 충돌하고 자연과 예술이 어림없이 뒤섞였다.
그렇다면 초상화와 정물화를 가르는 경계는 어디쯤일까?
그건 겨울과 봄의 영토를 구분하는 일보다 쉽지 않다.
매너리즘 화가 아르침볼도의 아름답고 기괴한 상상은 르네상스의 정신에 뿌리를 두었다.


◈Summer (1573)





곡식 채소 과일이 화폭 가득 담겼는데, 흠, 가만히 보니 사람의 옆 얼굴이다.
코는 호박, 입술은 버찌, 뺨은 복숭아…
여름에 나는 풍성한 먹을거리를 빗대 코는 오이, 볼은 복숭아,
눈은 체리, 입은 완두콩, 입술은 포도, 귀는 옥수수 속대를 이용해
원기왕성한 사내를 나타냈다. 높이 세운 옷깃에는 자신의 이름이 적혀있다.

단순히 계절의 느낌을 주는 과일이며 야채들이
한데 엉켜있는 그림처럼 보이지만, 사계절 시리즈는 점성술을 토대로
각 계절에 해당되는 별자리와 관련된 과일과 야채를 테마로 그린 그림이다.

여름이라는 작품을 보면 여름과 관련된 별자리인 게자리, 사자자리, 처녀자리가
각각 오이, 복숭아, 옥수수로 표현되어 있다.

그의 그림이 비록 잡다하고 어수선해 보이지만, 이런 상징적인 요소들이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상당한 지적 흥미를 일으켰을 거다.
그리고 아슬아슬하게 작품 속에 균형을 잡아주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Autumn (1573)





9월이 되면 자연은 가장 공들여
땅을 일구며 가꾼 일등 농사꾼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눈에 띄게 원기를 회복한 하늘과 대지를 보라. 황금빛 햇살은 곡식을
살찌우고 서늘해진 바람은 매 순간 달콤한 수액을 과육에 수혈하지 않던가.

이 수확의 계절 9월을 햇과일과 곡식으로 장식한 인물화에 절묘하게
비유한 그림이 있다. 16세기 초 신성로마제국 황제 '루돌프 2세'의
궁정 화가로 이름을 떨쳤던 '아르침볼도'의 사계 연작중 가을이다.

한 남자의 얼굴이 보인다. 그런데 이 인물의 이목구비가놀랍게도
온갖 가을과일과 야채, 곡식으로 구성되었다. 가까이 보면
제철 식물이지만 조금 떨어져 보면 마술처럼 초상화로 변모한다.
그림 한 점에 다른 두 장르의 그림, 즉 정물화와 초상화를 융합시킨 것이다.

인물의 머리는 알알이 익은 포도송이와 포도 잎, 탐스러운 호박으로
장식했으며 귀는 버섯, 턱수염은 수수, 입은 이제 막 껍질에서 터져나오는
가시 돋친 밤송이로 표현했다. 반면 상반신은 참나무 포도주통 옷을 입혔다.
결실의 계절 가을을 상징하는 과일과 곡식으로 깜짝 변모한 초상화 모델은
역시 루돌프 2세가 모델이다.

절대권력의 상징인 황제의 반응은 어땠을까? 예술애호가였던 황제는
지엄한 군주의 얼굴을 가을 식물로 성형한 화가의 불경을 되레
치하하고 아이처럼 기뻐했다. 아르침볼도가 이토록 이색적인
초상화를 제작한 의도가 지배자인 황제의 성정을 널리 알리고
숭배하기 위한 목적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림은 창조주처럼
신성한 존재인 황제가 슬기롭게 통치하면 세상은 질서와 조화를
이루고 만물은 풍요로워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Winter (1573)





봄은 얼굴 가득 꽃이 피어난 청년으로,
여름은 풍성한 먹을거리를 빗대 원기왕성한 사내로
가을은 포도와 밀로 장식된 중년 사내로,
겨울은 고목나무 얼굴의 노인으로 그려졌다.

신화적으로도 겨울의 여신인 프로세르피나(페르세포네)는
물의 신인 넵튠(포세이돈)과 절친한 관계이므로 겨울과 물은 서로 같은 것이며,
대지와 가을이 달과 연관된다면 여름과 불은 태양을 공유한다.

한편 봄은 꽃봉오리의 움을 틔워 온 세상이 밝고
화사한 색으로 가득 차게 만드는 대기와 동일시 된다.
그래서 아르침볼도는 대기인 봄을 꽃으로 구성된 여성의
측면 상반신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폰테오에 따르면
사계절과 네 성질의 비교구성은 합스부르그 왕가의 영화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사계절의 운행을 인생에 빗댄 이 그림들은 황제 루돌프 2세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The Librariann (1566)





책이 위태위태하게 쌓여서 하나의 사람이 되었다.
막시밀리안 2세 시대 궁정에서 활동한 학자이자 사서(司書)
볼프강 라지우스가 그림의 모델이다. 막시밀리안 2세는 정치적으로는
실패했지만 서적 수집과 예술 후원에 무척 열심이었다.
서인합일(書人合一)의 궁극이 있다면 바로 이런 모습일까.


◈The Lawyer (1566)





그가 활동한 16세기는 미술사에서 전성기 르네상스와
바로크의 중간 쯤에 해당되는 시기로 마니에리스모
혹은 매너리즘이라고 불리는 양식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마니에리스모 양식은 예술적 기교, 자기 확신에 바탕을 둔
우아함과 세련됨, 이상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즐거움 등을 특징으로,
전성기 르네상스의 타락이라고 보는 견해가지배적이었지만,
현대에 와서는 이들의 작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강한 자의식과 개성적인 미의식과 표현 그리고 왠지 모를
불안감등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Giuseppe Arcimboldo



주세페 아르침볼도 Giuseppe Arcimboldo
(1530-1593, Italy)

밀라노 출생. 처음에는 아버지와 함께 밀라노대성당에서
스테인드 글라스 화공(畵工)으로 일하였다. 1562년 프라하로 가서
페르디난트 1세와 막시밀리안 2세, 루돌프 2세의 3대를 섬기는
궁정화가로서 1582년까지 체재하였으며, 1592년 백작위(伯爵位)를 받았다.





Vivadi's Four Seasons / Winter

<출처 : 사과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