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당신 자애에 따라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의 크신 자비에 따라 저의 죄악을 지워주소서
기쁨과 즐거움을 제가 맛보게 해 주소서
당신께서 부수셨던 뼈들이 기뻐 뛰리이다
하느님, 깨끗한 마음을 제게 만들어 주시고
굳건한 영을 제 안에 새롭게 하소서
(시편 51:1',10',12')
이 곡은 1638년 이전에 작곡한 알레그리의 걸작《Miserere Mei, Deus》
로 해마다 성주간동안 시스티나성당에서 5부 아카펠라 합창단(five-part
a cappella choir)이 부르는 성가로 유명하며 다윗의 참회시인 시편 51에
곡을 붙인 것이다.
이 시는 다윗이 밧세바의 아내를 취한 후에 선지자 나단이 찾아왔을 때,
자신의 죄과를 간절히 참회하며 지은 것인데, 전통적으로 성주간 수요일에
낭송되거나 노래로 불려졌다.
시편 51편 전체를 노래하는 긴 곡이지만 전체는 다섯 부분으로 나뉘어져
반복되고 5성부(소프라노2,알토,테너,베이스)의 합창단과 4명의 솔로 그룹
(소프라노2,알토,베이스)이 교창 형식으로 부르며 합창단과 솔로그룹 사이
에 테너와 베이스들이 낭창하는 그레고리안찬트가 자리합니다.
5성 합창 부분은 단순한 화성으로 낭창하는 부분에 이어 다성적인 합창이
나오고 다시 화성적 낭창에 이어 다성합창이 나오는 형식이 반복되며 Soprano
의 High C음이 하늘의 별과 같이 빛납니다. 그리고 찬트로 낭창되는 부분이
나오고 솔로그룹의 노래도 단순한 화성적 낭창에 이어 화려한 장식음이 다성적
선율이 반복되며 마치게 됩니다.
이 곡을 듣고 감명받은 당시의 교황은 악보를 시스티나성당 밖으로 반출하는 사람
은 파문시키겠다는 엄명으로 오랫동안 로마교황청의 비장곡으로 내려오다가 바티칸
을 방문한 소년 모짜르트가 단 한번 듣고 암보하여 악보화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알레그리(Gregorio Allegri,1582-1652)
1582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나 1591년 로마에 있는 산타루이지 데이
프란체시(S. Luigi dei Francesi)합창학교에 들어가 1596년 변성기로
소프라노 목소리를 낼 수 없을 때까지 머물렀다.
1607년경 로마를 떠나 1628년까지 교황청 외곽의 페르모에 있는 성당에서
가수 겸 작곡가로서 활동했으며, 1629년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교황청 합창단에
들어갔으며 그후 1652년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다수의 미사곡, 모테트, 초기
형태의 현악4중주라고 할 수 있는 현악 합주를 위한 4부 소나타 등의 기악곡을
작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