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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와 상징 / 별(★) 모양과 브랜드] 기업들은 왜 별을 좋아할까

어르신1 2014. 4. 7. 09:59

 

 





 기호와  상징

별(★) 모양과 브랜드





“별 모양을 그려보세요.” 이와 같은 말에 대부분의 사람은 꼭짓점 다섯 개인 오각 별을 그릴 것이다. 하지만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중부 유럽인은 꼭짓점 여섯 개인 육각 별로 그리기도 하며, 고정관념 없는 사람은 동그라미를 그린 다음 그 주변에 빛살을 그리기도 한다.


기업들은 왜 별을 좋아할까

네덜란드 맥주 하이네켄은 붉은 별을 상표로 사용하고 있고, 독일 자동차 벤츠는 꼭짓점 세 개인 삼각 별 엠블럼으로 유명하다. 별의 실제 모양은 둥근 형태이지만 우리는 왜 이렇게 다양하게 표현할까?

인류는 오랜 세월에 걸쳐 별을 신처럼 숭배했다. 인간은 어둠을 두려워하는데, 별이 밝은 빛으로 어둠을 물리치듯 신성함으로 악한 기운을 물리칠 수 있다고 믿은 까닭이다. 이때의 별은 하늘 혹은 밤하늘의 지배자를 상징했다.

꼭짓점 다섯 개로 이뤄진 별(★)을 처음으로 그린 사람들은 기원전 3000년경 고대 이집트인이다. 이집트인은 피라미드 벽화에 반짝이는 별빛을 다섯 갈래 빛줄기로 표현했다. 다시 말해 ★모양 별은 빛이 사방으로 퍼지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기호인 것이다.

특별한 기호에는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기 마련이다. 이집트인은 오각형에 별빛의 신성함이 들어 있어서 악한 기운을 물리쳐줄 것이라고 믿었다.

비슷한 시기에 바빌로니아인은 신(神)을 ★모양으로 표시했다. 이집트인은 다섯 갈래 빛줄기를 (현재 모양보다) 조금 길게 그렸고, 바빌로니아인은 쐐기문자로 썼다는 차이만 있을 뿐 종교적 신앙 대상을 ★모양으로 표현한 것이다.

고대 그리스인도 별을 꼭짓점 다섯 개 모습으로 그렸다. 그리고 별에 여러 의미를 담았다. 그리스인은 숫자 2에 안정적이며 여성적 특성이 있고 3에는 힘이 넘치는 남성적 특성이 있다고 믿었으며, 2와 3을 합친 5는 두 세력이 힘을 합쳐 강력하고 완전한 힘을 내뿜는다고 생각했다. 나아가 별의 뾰족한 부분이 빛을 내뿜어 사악한 것들을 물리친다고 믿었고, 그런 생각에서 그리스인은 항아리에 ★을 그려넣어 부적으로 삼았다.

근세에 이르러 박애주의 비밀결사체인 프리메이슨에서는 ‘완전함’을 나타내기 위해서 오각 또는 육각 별을 자신들의 상징 기호로 사용했다. 18세기에는 미국이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후 국기에 13개 주를 상징하는 13개 별을 넣으면서 오각 별이 미국의 대표적 기호처럼 널리 알려졌다.

오늘날 별의 실제 모습이 둥글다는 사실은 상식으로 통한다. 그렇지만 서양의 여러 군사강국, 특히 미국이 최근까지 세계 전역을 지배한 영향으로 대부분의 사람은 관습적으로 별 무늬를 꼭짓점 다섯 개의 모양으로 그리고 있다.
다만 현대에 들어서 별에 대한 관념은 살짝 바뀌었다. 인류는 오랫동안 별을 어둠 속에서 착한 인간을 지켜주는 신성한 존재로 생각했으나 전등 발명 이후 최고를 나타내는 상징적 존재처럼 여겼다.

거기에 자본주의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여러 기업이 별을 다투어 트레이드마크로 썼다. 몇 가지 예를 살펴보자.

독일 자동차 벤츠의 꼭짓점 세 개 엠블럼은 창업자 다임러가 직접 만들었다. 다임러는 아내에게 보낸 엽서에서 자기가 일하는 지역 위에 솟아오르는 꼭짓점 여섯 개의 육각 별을 그려넣은 다음 이렇게 적었다.
“언젠가는 이 별이 우리 공장 위에서 찬란하게 빛날 것이오.”
다임러에게 있어 ‘별’ 자체는 ‘성공’을 상징했지만 무늬는 꼭짓점 세 개로 표현했다. 당시 자동차 회사들은 항공기 엔진도 만들었기에 다임러는 ‘육지·바다·하늘’ 세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뜻을 그렇게 나타낸 것이다.

이에 비해 네덜란드 맥주 하이네켄의 트레이드마크인 붉은 별에 담긴 뜻은 고전적이다. 하이네켄의 역사는 186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붉은 별은 창업자의 손자인 알프레드 하이네켄이 처음 선보였다. 그는 현대적인 마케팅을 도입하면서 초록 병과 붉은 별 로고를 만들었는데 독특한 초록은 순수하고 깔끔함을 상징하고, 붉은 별은 중세시대 맥주 제조업자들이 성공적 발효를 기원하며 양조장 입구에 걸어둔 부적인 붉은 별을 차용한 것이었다. ‘최고의 맛’을 뜻하는 것처럼 보이는 ‘붉은 별’이 본래는 ‘액운 퇴치’와 ‘성공’을 더불어 기원하는 기호인 것이다.

또한 프랑스에서 1889년 타이어 회사를 창립한 미슐랭 형제는 운전자를 위한 맛집 소개 차원에서 《기드 미슐랭》을 발행하면서 음식점에 대한 평가를 별의 개수로 표시했다. 별표 모양은 오각 별(★)이 아니라 흔히 백설 표시로 많이 쓰이는 *이며, 이때의 별은 ‘으뜸’ ‘최고’를 뜻한다.(《기드 미슐랭》에서 별은 하나에서 셋까지 구분) 따라서 요리사들은 *이 하나만 표시되어도 영광으로 생각한다.

별은 언제나 변함없건만 사람의 의식이 변하면서 그 가치 또한 달라진 것이다.



[글쓴이 : 박영수]
문화칼럼니스트, 테마역사문화연구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동,서양 문화풍속 및 인물의 다양한 모습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은 책으로 <왜 벼락맞은 대추나무가 행운을 가져올까>, <색채의 상징 색채의 의미>, <그 나라의 문화가 궁금하다>, <테마로 보는 동서문화풍속>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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