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목련 나무에 꽃불을 켰나 / 70*27cm 한지에 수묵담채 <공예와 문인화의 만남전 : 부산학생문화회관, 2009년 4월>
참 짓궂다 간 밤, 목련 봉오리마다 일일이 불을 켜놓고 날 새는 사이 숨어버린 이 저 가녀리고 희디흰 가지마다 두근대는 심장만 잔뜩 매달아 놓고 한 번도 꿈쩍 안 하시는 이 내가 봐도 그 애가 누굴 기다리는지 훤히 알겠는데 내가 봐도 촛불인지 등불인지 꽃불인지 누가 먼저 불질렀는지 훤히 알겠는데 내가 봐도 밀고 댕기는 사랑놀이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훤히 알겠는데 참 짓궂다 하루 종일 응달진 뒤란에 벌 세워 놓고 그리움으로 휘청대다가 희디흰 눈물만 뚝뚝 떨구게 하는 이 참으로 짓궂다 없는 용기 있는 용기 다 내어도 나무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아, 정말 모르는 듯이 빙긋이 멀리서만 바라보는 이 ◇홍수희 1995년 문예지 '한국시'에서 신인상 수상 등단. 제 2회 이육사문학상 수상 시집 <달력 속의 노을>, <아직 슬픈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 <이 그리움을 그대에게 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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