退溪 李滉의 梅花詩
陶山月夜詠梅 (도산월야영매) 도산의 달밤에 매화를 읊다
 |
步屧中庭月趁人 (보섭중정월진인) 梅邊行繞幾回巡 (매변행요기회순) 夜深坐久渾忘起 (야심좌구혼망기) 香滿衣巾影滿身 (향만의건영만신) * 屧=나막신섭, 趁=좇을진, 繞=두를요
나막신 신고 뜰안 거니니 달이 좇아오네 매화꽃나무 언저리를 몇 번이나 돌았던고 밤깊도록 오래 앉아 일어나기를 잊었더니 의복에 매향 스미고 달빛은 온몸 비추네
|
 |
獨倚山窓夜色寒 (독의산창야색한) 梅梢月上正團團 (매소월상정단단) 不須更喚微風至 (불수갱환미풍지) 自有淸香滿院間 (자유청향만원간) * 倚=의지할의 梢=나무끝소 團=둥글단
홀로 산창에 기대서니 밤이 차가운데 매화나무 가지 끝엔 둥근 달이 오르네 구태여 부르지 않아도 산들바람도 이니 맑은 향기 저절로 뜨락에 가득 차네
|
 |
往歲行歸喜裛響 (왕세행귀희읍향) 去年病起又尋芳 (거년병기우심방) 如今忍把西湖勝 (여금인파서호승) 博取東華軟土忙 (박취동화연토망) * 裛=옷에향내밸읍 響= 울릴향 把= 잡을파
몇 해 전엔 돌아와 향기 맡아 기뻐했고 지난해엔 병석을 털고 다시 꽃 찾았다네 어찌 이제 와서 차마 서호의 절경을 우리 비옥한 땅 바쁜 일과 바꿀 손가
|
 |
山夜寥寥萬境空 (산야료료만경공) 白梅凉月伴仙翁 (백매량월반선옹) 箇中唯有前灘響 (개중유유전탄향) 揚似爲商抑似宮 (양사위상앙사궁) *寥=고요할료 灘=여울탄 商=헤아릴상(음률)
산 속 밤은 적막하여 온 세상이 비었는 듯 흰 매화 밝은 달이 늙은 신선 벗해 주네 그 가운데 오직 앞 내 흐르는 소리 들리니 높을 때는 商음이고 낮을 땐 宮음일세
|
 |
晩發梅兄更識眞 (만발매형갱식진) 故應知我怯寒辰 (고응지아겁한진) 可憐此夜宜蘇病 (가련차야의소병) 能作終宵對月人 (능작종소대월인) * 怯=겁낼겁 宜=마땅의 蘇=깨어날소
늦게 핀 매화가 참됨을 다시 알아선지 이 몸이 추위를 겁내는지를 아는지 가련쿠나 이 밤에 병이 낫는다면 밤이 다가도록 달과 마주 하련만
|
 |
黃卷中間對聖賢 (황권중간대성현) 虛明一室坐超然 (허명일실좌초연) 梅窓又見春消息 (매창우견춘소식) 莫向瑤琴嘆絶絃 (막향요금탄절현) * 黃卷=옛책 瑤(아름다운옥요)琴=거문고
옛 책을 펴서 읽어 성현을 마주하고 밝고 빈 방안에 초연히 앉아 매화 핀 창가에 봄소식 보게되니 거문고 줄 끊어졌다 탄식하지 않으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