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날의 뒷끝을 향기롭게 장식하던 라일락이 진다. 강렬하고 도발적인 향내로 아득하게 혼미스럽던 봄밤의 추억도 꿈결처럼 스러진다. 첫사랑의 맛처럼 달콤하다는 라일락꽃을 입에 넣고 씹어보니 그저 씁쓸할 뿐이라던 누군가의 탄식이 생각난다. 라일락이 지고 나면 사랑의 꽃도 시든다는 쇼송의 노래를 듣는다. 친숙하지 않은 작곡가의 곡이다. 메마른 너의 입맞춤도 가버린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 봄은 그래서 더욱 서글프다. 라일락의 계절을 보내며 빛바랜 이 봄날에 무연히 작별을 고한다. ![]() 에르네스트 쇼송(Ernest Chausson) Le Temps des Lilas(라일락의 계절)
Le Temps des Lilas et Le Temps des Ros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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